갤러리 스페이스 앤 Gallery Space & 전시 (2022. 12)
감각에 대하여
공간에 들어서는 사람은 매개체로 인하여 낯선 공간을 인지하게 되고 알게 되는 체험을 한다.
: 경험한 적 없는 장소에 처음으로 들어섰을 때, 우리는 불안함을 느끼지만 특정 장치로 인하여 개입하고 경험하게 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안정감을 되찾게 된다. 매개가 되는 무엇에 의하여 신체적 그리고 감각적으로 영향을 받고 인지적 변화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익숙해져 심리적 안정 상태까지 순차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신체적 감각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움직이는지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인지 하는지 또는 놓치고 있었는지 들여다 보고자 한다.
인지 감각 작용에 대한 참여형 설치 작업으로, 나아가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까지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감각에 대하여> 는 인지 감각 작용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고자 기획된 체험형 전시 프로젝트이다. 작가의 불안이라는 아주 사적인 감정에서 시작하였지만, 개인의 사소한 감정 뿐만 아니라 공동체가 처한 현실을 빗대어 이야기하며 해답을 찾기 위하여 시작한 작업이다. 인류는 코로나와 전쟁과 같은 예측할 수 없었던 위기들을 겪으며 이를 계기로 시대적 상황을 인지하고 현재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기 시작하였다. 지구적 삶의 방향 상실로 인한 불안감은 본질을 파고 들며 인간의 근원적인 모습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우리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불안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익숙한 감각임에도 불구하고 적응할 수 없고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이에 작가는 인지 감각에 대한 주제의 전시를 만들어 관계와 상호작용에 대하여 나아가 우리 삶의 방향성과 대안에 대하여 질문하고 관람객들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인지 감각 작용에 주목한 시각예술가 권은미와 소리예술가 김예슬은, 이번 협업전시에서 각자 작업을 통하여 서로 다른 맥락의 시공이 교차하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결국 연결됨에 바탕을 둔 작품들은 관람객과 또 한번 만나고 상호작용하여 이전과는 다른 각자의 서사를 만들어간다. 각자가 발디딘 곳의 사회적 분위기나 사적인 감정에 따라 해석은 달라지지만 다양한 매체로 표현된 작품들이 품은 미묘한 정서와 다양한 사유는 결국 우리 생각을 확장시키고 나아가 집단적인 무의식과 감각을 만들기도 한다.
사운드 아티스트 김예슬의 생각
: 인지 작용에 대한 논제로 시작하여 매개체를 통해 유도되는 우리의 공간 개입이라는 점을 큰 틀로 삼아 보았을 때, 1층에 전시된 탄성 밴드의 물성, 색깔, 그리고 그 방향까지도 (의도 했든 의도치 않았든) 우리의 공간 개입을 유도하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우리가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는 동선을 따라 다른 작품들로 우리의 접촉이 이어지게 되죠. 지하로 들어가는 검은 커튼을 통과하게 되었을 때, 아니 이미 그 긴 검은 물체에 가까이 다가가는 순간부터 우리는 서서히 청각이라는 다른 감각 자극에 노출되기 시작합니다. 전시장에 들어서기 이전과 전시장 1층, 그리고 전시장의 지하 1층 공간은 완벽히 분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다른 세 곳(혹은 연결된 한 곳,)의 공간을 통과하면서 우리는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공간의 분리를 느끼게 됩니다. 여기에는 어떤 물리적인 장벽이라할 것을 딱히 찾아보기 힘듦에도 말이죠.
여기에서 소리의 힘을 발견하게 됩니다. 소리라는 청각작용으로 공간을 형성하는 방식입니다. 나선형의 계단을 돌아 지하1층에 다다랐을 때, 아득히 들려오던 소리의 근원지가 하나 둘 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총 6개의 스피커가 만들어 내는 사운드 돔(dome) 안에 서 있으면 마치 동굴에 들어와있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저의 이번 작품은 온전히 저의 목소리와 약간의 콘트라베이스 소리를 가미한 작품으로, 작가가 핀란드의 숲에서 장작을 때며 생활하던 시절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새소리와 바람소리, 숨소리, 그리고 심장의 울림. 이와 함께 느꼈던 작가의 감정이 작가의 목소리와 베이스 소리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max msp라는 프로그램을 사용(기술 자문 Samuli Mikkonen, musician&composer)하여 실시간 아닌 실시간의 특성을 함께 품고 있기도 합니다. 매순간 관객이 체험하는 소리의 공간(Sound Space)은 들리는 소리 뿐 아니라, 그 타이밍이나 소리가 들려오는 위치까지도 매순간 관객에게 다른 체험으로 다가옵니다. 어느 한 순간 다른 장소에서 녹음하였지만, 단순한 녹음 파일의 재생이 아닌 우연성에 의한 소리의 조합을 모티브로 하여, 작가가 매우 관심갖고 탐구하고 있는 ‘삶의 우연성’을 ‘소리의 우연성’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전시장 안에 들어서면 가만히 시간을 갖고 공간 안에서 거닐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김예슬은 주로 유기적이고 자연적인 소재의 소리를 사용하는 소리예술가이다. 그러한 소리 재료들로 공간을 형성하여, 청중들이 그 공간에 들어왔을 때, 조금 더 강렬한 방법으로 시간의 흐름을 감각하게 하려 함이다.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는 우연성’이라는 주제에 깊게 매료되어, 그 것을 청각적인 방법으로 사유하고자 한다.
전시장 1층 공간의 <PERCEPTION MEDIUM> 은 체험하고 사유하는 방법을 고찰하여 고안해낸 설치로 권은미 작가가 이전에 공공예술에 대해 고민하며 <S놀이기구 작품> 에서 다루어 본 적이 있는 탄성 소재를 주재료로 한다. 낯선 곳에 처음으로 들어섰을 때 우리는 불안함과 긴장감을 느끼지만 매개가 되는 무언가로 인하여 개입하고 경험하게 되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안정감을 되찾게 된다. 고체이지만 쉽게 변화하고 움직이는 탄성이라는 성질은 다양한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의 관람객이 쉽게 만지고 개입시키기에 용이하다. 작가는 관람객들이 설치 매개체를 통하여 인지 감각 작용에 대하여 경험하기를 기대한다.
지하 공간 구석에 <INCOMPLETE CUBE & CONTEMPORARY LIGHT> 는 권은미 작가의 가장 최근 작업이다. 노란 1M3 큐브를 벗어나 반짝이는 붉은 빛은 흡사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 정육면체는 완벽과 통제를 향한 욕망을, 넘쳐 흘러 나오는 빛덩어리들은 구조를 벗어나고자 하는 저항을 상징하며, 노란 간이봉투에 담겨져 간신히 숨어있는 빛의 형상들은 작지만 가치있는 피조물로 개별 양상들은 귀결되기 이전의 과정이자 대안적인 방향이다. 이 설치는 권은미 작가의 기존작업 ILLUSION (2013)에 내재해 있던, 우리가 가지는 사고방식의 형성과 흐름에 관한 질문을 이어가고 있다.
권은미는 영국 Central Saint Martins College of Arts & Design 에서 여성복을 전공했다. 관악문화재단 공공미술특별전, 예술의 전당 DON QUIXOTE 협업공연, 서울문화재단 예술가교사 그리고 네덜란드 FASHIONCLASH FESTIVAL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